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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외국어 실력에 대한 문제 고찰
    자기계발 2020. 6. 16. 01:37

    며칠 전 브런치에 나의 문제점을 회고하는 글을 썼다.

    막연히 "나는 이게 문제야"라고 생각했던 걸 글로 옮겨보았는데, 그 과정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조직화(?)하다 보니 조금 더 깊은 사고를 하게 되었다.

     

    인지 중의 인지는 메타인지라고

    삽질하는 이야기 | 공부의 기본은 "메타인지"다. 자신이 어떠한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인지하는 것. 그게 메타인지다. 모르면서 안다고 생각하는 건 학업 수행에 있어 큰 장애물이다. 대학생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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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젝트 리뷰를 작성할 때는 가시적인 문제점에 대한 원인을 다시 한 번 고찰하는 내용을 담으라고 한다.

    일기와 업무일지 역시 마찬가지. 있었던 일(좋았던 일, 나빴던 일 구분), 결과, 개선방안을 작성해야 한다.

     

    20대 후반에 토익 950점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아직도 영어공부를 숙제로 남겨둔 1인이다. 토익을 목표로 잡은 이유는, 그저 공인시험성적만큼 가시적인 실력증명법은 없기 때문이다. 

    고등학생 때 3~5등급을 오가는 외국어성적을 받았다. 중간 정도의 (혹은 나쁘다고 할 만한) 성적이지만, 점수는 늘 그 수준에서도 널뛰기했었다.

    고3 때 다닌 영어학원 선생님은 내 오답문제와 문제풀이를 보시고는 정말 특이하다고 했다.

    남들이 어려워하는 문제는 척척 이해하고 맞추면서, 남들이 모두 맞추는 문제를 틀린다고.

    대학에 진학한 후 영어수업, 토익, 회화 스터디, 토플 등을 겪으며 느낀 건데, 나는 그나마의 '운'과 '감'으로 문제를 풀어왔던 것이다. 

     

    20대에 영어는 토익 700점대를 겨우 맞추고, 일본어는 JLPT N3를 턱걸이로 취득했다.

    졸업을 위해 외국어 성적을 필수로 제출해야하는 건 아니라, 바쁜 일이 생기면 늘 외국어공부는 뒷전이었다.

    조금 여유가 생기면 "외국어 공부를 해볼까!"하다가 한달은커녕 일주일을 집중하지 못한 채 그만두는 짓을 몇 년 반복했다.

    늘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다 외국어 실력이 부족해서 직장에서 나의 다른 역량까지 발휘하지 못한 이후, 본업이 바쁘더라도 꾸준히 외국어 공부를 병행하리라 마음먹었다.

     

    10대 때 나의 공부패턴과 실력 문제는 학원 선생님들이 분석해주셨다. 전형적인 4~5등급 학생의 문제점이었다.

    1. 시험시간에 쫓겨 지문을 제대로 읽지 않는다. 

    2. 하지만 학원을 많이 다녀 '문제를 푸는 감'은 조금 있다.

    3. 공부량이 적은 게 가장 큰 문제다.

     

    나의 실패 경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그 이후 외국어 공부의 문제점을 스스로 도출해보았다.

     

    1. 문장 구조를 무시하고 대충 읽는다.

    시험시간에 쫓겨 지문을 제대로 읽지 않는 습관은 독해력 저하의 주 원인이 되었다.

    실력이 부족하지만 일단 속독하려는 습관은 쉽게 버리기 어려웠다. 지문만 보면 눈이 먼저 '훑어버려서' 문제를 풀기 위해 다시 한 번 읽어야 했다. 그러고는 실력이 부족해서, 읽은 문장을 모두 소화하지 못한 채 시간만 버렸다.

    영어의 문장구조는 다섯 가지(1~5형식)이고, 그 구조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문장구조 자체에 대한 이론은 빠삭하나, 실제 여러 가지 문장을 접했을 때 요소를 제대로 찾아 끊어읽는 건 어려웠다. 문법 공부 따로, 실전 따로의 느낌뿐이었다. 특히 중급 이상 되면 문체에 담긴 정중함이라던가 뉘앙스 등을 파악해야 하는데, 그 표현은 다양했다. 그래서 작문은 아직 손도 못 대고 있다.

     

    공학 분야를 전공한 지인이 "인문학 소양이 부족해서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그 분은 논술영역이 포함된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 독서모임이 시험 점수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나로서는, 그 공부방식에 반대하는 의견이다.

    독서모임은 한 권의 책을 읽고 그중에 꽂히는 내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는 방식이었다. 즉, 내용을 모두 체계적으로 이해하지 않아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활동이다. 차칫 시험준비에는 독이 될 수도 있었다.

     

    나 역시 관심있는 이슈의 해외 아티클을 번역하며 겪는 오류가 "문장의 단어에 기반해 해석"하는 것이다.

    전문가라는 호칭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수년 간 공부한 분야이기에 이미 습득한 지식이 있다. 어려운 문장이거나, 교과서적인 문장이 아닌 표현의 경우에는 그 문장의 구조보다는 단어에 꽂혀 오역을 한 적이 빈번하다. 

    특히나 번역 시에는 (특히 영어의 서술적 용법의 경우) 문장을 그대로 옮기면 어순과 뉘앙스가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매끄러운 번역을 위해 원래 의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문장을 다듬곤 하는데, 이 과정에서 흔히 범하는 실수였다.

    예를 들면, 일전에 SpaceX가 우주선을 쏘아 올린다는 내용을 번역하며 Now, NASA’s handed most of that off to private companies, which also get to keep their spacecraft. 라는 문장을 ‘현재, 나사는 민간 기업을 밀쳐내고’라는 반대 의미로 오역했다. hand off의 뜻이 럭비에서 ‘(자기를 막는 상대 선수를 팔을 뻗쳐) 밀치다’여서 이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착각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려운 문장을 자주 접하며, 독해 연습을 해야 한다.

    영어 실력이 껍데기 뿐이면,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그러나 충분히 해석할 수 있는 수준을 맴돌다보면 지쳐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사람도 초등학교 시험문제를 다시 풀면 틀리는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올백'을 맞겠다고 초등학교 과정을 모두 다시 공부할 필요는 없다. 학업 성취에 빈틈이 없어야겠지만, 시간 대비 효율 또한 생각해야 한다.

    내 영어 실력이 절대 좋다고 할 수 없지만 '기초' 수준은 아니다.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을 완벽하게 하려고 들이는 시간을 좀 더 난이도 있는 수준에 도전하는 데 쓰는 편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2. 안다고 착각한다.

    중학생 때부터 수많은 영문법 강의를 수강했지만, 영문법을 완전히 마스터하지 못했다.

    '늘 문법을 먼저 마스터해야지'라고 했다가 한 달 넘게 문법만 잡고 헤매기 일쑤여서, 실전 문제풀이에 돌입하곤 했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공부량이 많은 건 아니다보니, 늘 둘 사이를 오가다가 시험을 치렀다. 그러고는 더 급한 다른 일 때문에 외국어공부를 제쳐두고, 공부했던 내용을 잊어먹어갔다.

     

    올해 초 다시 영문법책을 꺼내보니 명사 동사 구분, 다섯 개의 문장형식에 대한 정의말고는 헷갈리는 부분이 많았다.

    기본은 되어 있다고 생각했던 실력이, 기초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외국어 시험을 치기 전에는 문제 푸는 법을 익히고,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접하다보니 LC에서(일본어의 경우 청해) 70%만 알아먹어도 대충 문제를 찍어맞출 수 있었고, 독해 문제는 외운 패턴만 풀어나갔다.

    마치 명탐정 코난을 많이 봐서 용의자 얼굴만 보고 범인을 추측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른 거였달까.

    물론 급하게 외운 건 빨리 까먹기 마련이라, 실력 없는 요령은 오래 가지 못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백지 테스트를 해야 한다.

    누구나 제시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사람은 크게 많지 않은 것 같다.

    안다고 착각하는 것을 깨는 방법으로 백지 테스트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 대학생 때 이 방법으로 공부한 과목은 모두 A+의 성적을 거뒀기에 특히 나한테 적합한 방식이라 생각한다.

     

     

    3. 절대적인 학습량이 부족하다.

    누구나 시험기간에는 열심히 하니까, 성적을 올리고 싶다면 평소에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난 이걸 실천에 옮긴 적이 없다.)

    나는 사교육은 많이 받았지만 스스로 공부는 하지 않은, 심지어 고등학생 땐 반에서 가장 많이 자는 학생(!)에 꼽힐 정도였기에 남들에 비해 누적 공부량이 적은 편이다.

     

    나의 친한 친구는 초등학교 1학년 때, 픽사 애니메이션 <벅스 라이프>를 수십 번 돌려보았다. 한글 자막판이어서 자연스레 영어듣기를 한 셈이었다. 그 친구는 (사교육 덕분이라 말하지만) 고등학교 때 토익 LC에서 만점을 받았다.

    <벅스 라이프>가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기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성실하게 공부했으니까 영어 실력도 상위권이었다.

     

    그에 비해 나는 어려운 영어문장을 듣고 읽는 걸 싫어했고, 고등학생 때 하루에 영단어 50개도 외우지 못했으며, 대학생이 되어서는 해외사이트는 무조건 크롬 자동번역을 사용했다. 영어시험을 앞두고 공부를 할 때만 영어를 접했던 것이다.

     

    JLPT N3를 공부하며 일본어학원 시험준비반을 두 달 다녔다. 일본어는 '웃으며 들어가서 울며 나오는' 외국어라 흔히 말한다.

    N3까지는 비교적 수월하게 공부하지만, 그 이상 나아가면 복잡한 표현과 문장구조, 다양한 어휘에 눈물이 찔끔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공부에 소질이 없던 난 N3를 준비하면서도 눈물을 찔끔 흘렸다.

     

    나는 정말 "시험점수를 위해" 공부한 케이스다.

    일드, 애니를 즐겨보는 사람들에게 청해(듣기)는 껌이라는데, 나는 정서가 맞지 않아 시청하기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평소에도 하루 30분 이상 일본어 듣기를 '즐기는' 사람들에 비해 일본어 듣기 경험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습량을 체크하며 공부해야 한다.

    "학원을 n달이나 다녔는데 성적이 안 오른다"는 건 이상한 핑계인 것 같다.

    공부를 정말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데, 타이머로 순수 공부시간을 체크해보면 하루에 몇 시간 채 나오지 않은 적이 많았다.

    하지만 오랜 시간 공부했다고 해서 반드시 공부량이 많았던 건 아니었다.

    읽어야 할 게 산더미인데, 1시간 동안 한 페이지 읽으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실력이 부족해서 일정량을 소화하는 데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그러나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30분 동안 단어 10개를 스무번 씩 써가며 외우는 것보다, 단어 100개를 스키밍하며 여러 번 보며 외우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전자가 더 기억력이 오래간다는 주장도 있겠지만, 난 두 방법 모두 까먹는 정도는 비슷한 것 같다.

    그럴 바엔 많이 외워두는 편이 효율적일 것이다.

     

    공부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성적을 잘 받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열심히 해야한다.

    나는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공부량이 남들에 비해 현저히 적으면 열심히 한 게 아니다.

    물론 사람마다 능력은 다르다. 의대생은 하루에 ppt 500장 분량을 공부해야 한다던데 나는 그렇게 못한다. (꾸준히 노력하면 가능할지도. 그래도 의대 진학을 꿈꿀 나이는 지날 것 같다.) 

    조금씩 공부습관과 역량을 늘려가며 공부량도 늘려가야 하는데, 성인이 되어서도 이 점에서는 소홀했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공부법을 제시할만큼 성공한 사람이 아니다.

    그저 여러 사교육과 스터디를 나름대로 찾아 겪으며 전문가의 의견을 접하고, 내 스스로를 되돌아봤을 뿐이다.

     

    무엇보다 이 글은 성공담이 아니라, 실패담과 이를 극복할 나름의 해결책을 모색한 글이다.

    스스로 제시한 방법들을 실제 수행하며, 다음달 토익에서 950점 이상 취득하고 다시 공부법 리뷰를 작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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